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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악귀 (http://www.kkamakgui.wo.to)  수정하기 삭제하기
[개념] 장면이동의 여섯 분류에 대한 가설 (만화의 이해-Understanding Comics)
아무리 무의미한 장면의 연결이어도 칸과 칸을 사이에 둔 장면과 장면 사이에는 일종의 연금술이 작용한다.  즉, 연속된 두 그림 사이에 아무런 관계도 없을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맥클라우드는 6가지로 분류한다.

1. 순간이동 : 눈을 뜨고 있다 -> 눈을 감고 있다. (눈을 감았다!)

2. 동작 간 이동 : 어떤 소재의 특정한 동작에 나타나는 변화를 드러낸다고.

3. 소재 간 이동 : 장면이나 발상은 그대로지만 그려진 소재는 바뀐다. 이러한 이동에서 의미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독자의 개입이 많이 필요하다고.

4. 장면 간 이동 : 꽤 먼 시간과 공간을 한번에 뛰어넘는다. 이것을 읽어내려면 연역추리가 필요하다고.

5. 양상 간 이동 : 시간을 무시하고 어떤 장소나 발상, 분위기 등이 지니는 다양한 양상에 대해서 살펴본다고.

6. 무관계 이동 : 칸과 칸 사이에 아무런 논리관계가 없다네.

미국과 유럽작가의 경우, 대체로 동작 간 이동이 압도적. 그 다음으로 소재 간 이동, 장면 간 이동. 잭 커비의 [판타스틱 포]를 예로 들면 동작 간 이동(65), 소재 간 이동(20), 장면 간 이동(15)였다고 함. 다른 것들도 비슷한 비율.

그러나 데즈카로 대표되는 일본만화의 경우, 소재 간 이동이 동작 간 이동에 못지 않게 많이 나타남. 서양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다시피 하는 순간이동이 약간씩 사용되며, 양상 간 이동도 중요한 위치를 자지하고 있다고 맥클라우드는 감탄.

실제의 만화예시를 보며 책을 읽는다면 훨씬 잘 이해될 겁니다. 과연 맥클라우드는 [멋지다 마사루]의 모 씬을 '무관계 이동'으로 분류할지 관심거리.


스콧 맥클라우드/김낙호 역/ [만화의 이해-Understanding Comics] / pp.78~87에서 그대로 옮겨옴.


Comment : 9,  Read : 4372,  2002/07/26 Fri 04:01:16
capcold 

맥클루드는, 실질적으로는 무관계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두 칸이 병렬되어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독자들은 그 사이에서 (아무리 무의미한 것일지라도) 어떤 식으로든지간에 연관을 찾아내고자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관계 이동은, 일종의 `관념상에만 존재하는 분류법`인 셈이죠.

2002/07/26
Yasujiro 

사실은 비슷한 주제에 관한 논쟁이 영화쪽에서도 있어왔죠.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郞)의 영화에서 흔히 보이는, 극중 내러티브의 진행과 전혀 무관한 전경 숏의 삽입(이른바 `배게 숏-pillow shot`)을 놓고 영미권의 유력한 평론가들은 각기 전통주의적 관점(도널드 리치: 인물의 심리상태를 반영한 시점 숏), 구조주의적 관점(데이비드 보드웰:지배적 영화구조에 대한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위반), 역사주의적 관점(노엘 버치: 30년대 일본영화와 가부키 미학의 유사성)등으로 갈라져 수십년간의 논쟁을 벌였습니다..(필름 컬쳐 2호. [한없이 서구에 가까운 타자] .임재철.1998) 오즈의 영화에서 뜬금없이 끼어들곤 하는 전경 숏은 일상적 공간감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포괄적인 논리적 연결이 가능하겠지만, 사실 서사적 연결고리에서는 벗어난 `무관계 이동`에 가까운 장면이동입니다. 이러한 `뜬금없는` 시점의 이동이 오즈의 영화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일본 서사예술의 전통에서 적지않게 나타나며 그것이 일본인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것도 주목할 일입니다.(마사루의 예는 좀 극단적인 경우지만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에서도 맥락을 벗어난 전경 숏의 사용은 눈에 띕니다.) 오즈 영화의 형식을 둘러싼 구미 학자들의 논쟁은 내러티브의 논리적 연결을 서사의 기본으로 인식하는 구미의 미학이 일본이라는 `비슷하지만 뭔가 다른`타자를 대면했을때의 곤혹스러움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2002/07/26
tepi 

논리적인 연관성이 없는 장면연결이 내는 효과에 대해서라면..

`멋지다 마사루`의 경우는 코미디의 용법중에서 `어색하게 하기`을 `행동`이 아닌 `장면`에 적용한 케이스가 아닐까 싶고,
아다치미치루의 경우는 긴장이 고조된 순간을 연장시키는 동시에 주의를 환기하여 삽입된 전경 장면 이후에 올 장면에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는 물론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까지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즈 야스지로의 케이스는(아다치 미치루도 마찬가지이지만) 제가 보기엔 단지 `일본적`인 특징이라기 보다는 동양적인 `여백`의 미학이 영화영상에 적절히 반영된 케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2002/07/27
깜악귀 

음... 물론 `아무런 관계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불가능하다면 아예 분류에 넣지도 않았을 터. `독자는 관계를 만들어내지만`, `작가는 어떤 논리적 연결을 하지 않았을 때`라든가. 혹은 맥클라우드는 (뭐 번역하신 분이 더 잘 아시겠지만) 무관계이동에 대해서는 `논리적 관계`가 없다고 했군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한 것은 아니고. 그러니까... 관계가 없게 느껴지는 칸과 칸의 연결은 없지만..무관계이동은 가능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여?

2002/07/27
깜악귀 

좌우간 이 부분은 이 사람도 좀 갼락하게(혹은 애매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 그리고 제가 말한 마사루 씬은 제가 `카레씬`이라고 부르는 그것입니다. 아시고 말씀하신 거죠?)

2002/07/27
Yasujiro 

개인적으론 맥클루드씨 자신이 `개념적`으로만 6번을 가정할 뿐 실제 6번에 해당하는 텍스트의 예를 접하지 못했던 탓이 아닐까 싶은데... 저 역시 좁은 의미에서의 무관계 이동은 가능하며 실제로 존재한다고 봅니다.(솔직히 마사루의 `카레씬`은 구체적으로 기억이 안납니다. 실례.)

2002/07/27
깜악귀 

음.. 마사루들이.. 산에 올라가서 카레를 만드는데, 그 장면 중간에 전혀 스토리와 무관한 씬들이 줄줄이 폭주하는 것이 있습니다. 무관계이동이 아닐까 하고 두고보자의 어떤 분이 말한 바 있었어요.

2002/07/28
halim 

독자가 의미를 창출하는가 아닌가 와는 무관하게 ... 문자그대로 `아무 관계도 없는` 컷의 배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의미는 작가가 컷을 배치하는 그 순간 발생합니다. 물론 `독자가 읽어야` 의미가 발생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불변의 제1독자(작가자신)이 존재하는 한 의미발생을 막을 방법은 없지요.
조금 다른 이야기로 맥클루드가 무관계 이동을 여섯번째로 놓은 것은 별점평가의 만점을 별다섯으로 놓는 것과 비슷한 의미 아닌가 생각합니다. Yasujiro님의 말씀과도 비슷한 얘기로군요.

2002/07/28
Yasujiro 

음...독자(작가포함)와 텍스트가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내는 의미의 발생과는 별개로 텍스트 자체가 지닌 논리의 인과관계(은유와 환유를 포함한)는 어느정도 절대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논리의 인과관계를 벗어난 컷의 연결은 존재한다는 입장이고...
맥클루드도 실은 앞서 언급한 일본 또는 동아시아의 서사체계가 서구와 다른점이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맥클루드는 이것을 `양상간 이동`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특정 장소나 관념에 대한 다양한 양상을 표현하는 것으로 정의내려 인과율의 문제를 설명하려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설명만으로는 충족될수 없는 5항과 6항 사이의 어떤것이 일본 또는 동아시아의 서사체계안에 존재하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맥클루드의 분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생각을 한 것인데... 여기서는 일단 이의제기를 하는 선에서 그치고 결론은 좀더 나중에 논의하고 싶습니다. (카레씬... 말씀하시고 보니 다시 기억이 나는군요. 개인적으론 제가 생각하는 `무관계이동`과는 좀 맥락이 다른 예에 속하는것 같습니다만.)

200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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