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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소재만화`
요 몇 년 사이에 상당한 인기를 끈 '맛의 달인'이나 '미스터 초밥왕', '중화일미', '철냄비 짱'등의 요리만화를 위시하여 '갤러리 페이크' 등까지 어떤 전문적인 소재를 다루는 만화를 두고, 몇 년 전부터 '직업만화', '전문만화'라고 하는 부르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다지 잘 정립된 용어 같지는 않다.

'직업만화'라는 용어는 어떤 직종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만화라는 뜻이다. 그러나 사실 '초밥왕'이라면 모르되 '맛의 달인'은 직업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요리'를 다루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시티헌터'가 해결사라는 직업을 소재로 한다고 해서 '직업만화'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직업만화'라는 용어는 일본인이 직업에 대해 가진다는 장인정신과 이들 만화를 연관시켜 놓는 사고방식의 산물인 듯 하다. 당장 틀린 소리는 아니지만 이런 전제 하에서는 '명가의 술'과 '미스터 초밥왕'을 같은 '직업만화'로 놓게 되는 것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로 크게 다른 성격의 이 두 만화를 단지 '장인'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얽어놓는 것이 된다. 말하자면 '왕종훈'이 함께 얽혀도 무슨 할 말이 있나?

'전문만화'라는 말도 오해의 소지가 많다. 독자에게 "아, 뭔가 유익한 것을 알았다"는 만족감을 전달하는 것이 이들 만화들의 공통된 강점이라는 점에서 '전문만화'라는 용어는 '직업만화'보다는 더 근접한 용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사실 이 계열의 만화에는 그다지 전문적이지 않은, 허구적인 작품들도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중화일미'는 어떨까. 순식간에 칼에 닿는 모든 식재료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도(刀)라니... 이 만화의 정체는 사실 '요리'라는 소재, '요리사'라는 직업에 기댄 격투만화인 것이다.(아니나다를까, 마지막에는 '원기옥'도 나온다) '초밥왕'도 마찬가지.

무엇보다 '전문만화'라는 용어는 이들 만화가 마치 '학습만화'인 듯한 느낌을 주는데, 사실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만화는 소재의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내러티브를 동원하는 '그리스로마 신화'와는 아주 다르다. 그보다는 소재에 의지해서 내러티브를 전개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결국 최근에 나오고 있는 저 초밥왕 류의 만화를 위시해서 통칭한다면, 깜악귀는 '소재만화'라고 부르는 것이 그 작품들의 정체를 보다 잘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저 작품들의 공통점은 작품의 전개가 소재에 의존하는 비중이 무척 크다는 것이다. 그 소재가 형사나 요리시 등 '직종'이든, '요리'든, '미술'이든 마찬가지다. 이 작품들은 소재를 둘러싼 이야기꺼리와 전문지식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내며 전개된다. 여기에 따라서 캐릭터와 내러티브는 다른 작품들 보다 손쉽게 정착된다. 주인공은 작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줄줄 말하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는다. 즉,

소재만화 - 어떤 '소재', '소재에 대한 지식', '소재에 대한 흥미'에 의존하여 줄거리가 전개되는 작품. '소재를 전시'하여 볼거리를 얻어내고, '소재를 이야기'하여 말할 꺼리를 얻어내는 측면이 있다.

이 '소재만화'라는 용어에는 전문만화, 직업만화라고 하는 요소들이 다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 소재만화라고 하면 '중화일미', '맛의 달인', 갤러리 페이크' 등을 모두 같은 자리에 놓을 수 있고, '시티헌터'를 포함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을 뿐더러, 무엇보다 '명가의 술'을 '미스터 초밥왕'과 함께 분류하게 될 염려가 없다.

'명가의 술'은 술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한 전개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의 격정을 술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소재보다 주제가 먼저다.

또 이렇게 하면 '1999 미스터리 조사반'을 '소재만화'로, 위와 만화들과 같은 묶을 수 있다. 납득이 가는 교통정리가 아닐까? 또 있다. '소년탐정 김전일'은 소재만화로 분류된다.  이 역시 '추리'와 '살인'이라는 소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작품의 구성과 전개를 생각해 볼 때 납득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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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만화'라는 용어는 작품을 전개하는 추동력이 어디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만화를 몇 가지의 분류로 나누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해 주었다.


* 주제만화

* 소재만화

* 캐릭터만화

* 설정만화
 
정도의 분류가 가능할 듯. 장르적 구분보다 어떤 측면에서는 더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작품이 위의 4가지 측면을 다 가지고 있으므로, 이는 작품을 움직이는 벡터에서 어느 것이 가장 근본적인 추동력을 발휘하는가에 대한 분류. 당신도 한번 분류해보시길.








Read : 3615,  2002/05/12 Sun 22:39:30 → 2002/07/07 Sun 1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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