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회 ACA 만화축제 - 사후논란과 약간의 불평거리

2002년 1월 26~27일 까지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에서 22회 ACA 만화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이번 ACA에서 발견한 몇 가지 변화와 불만사항에 대한 두고보者의 짧은 감상


이번 행사는 ACA 만화페스티벌과 코믹페어가 통합된 이후 첫 행사. 앞으로 ACA는 격월로 - 아마도 홀수달에 - 1년에 6회 가량 열리게 될 것이다. 현재 코믹월드서울이 짝수달에 개최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그럭저럭 균형이 맞아들어간다고 해야 할까. (그건 그렇고 서울지역의 동인만화시장은 연간 12회의 대규모 이틀걸이행사를 소화할 만큼 안정화 되었단 말인가 ... )

변함없이 회장은 팬시판매와 코스프레로 넘쳐났고, 내용이 튼실한 만화회지를 찾는 길은 험난하기 그지 없다. 결의 부스펑크는 충격이었고, 미소녀동인계의 큰손이라 할 만한 모 서클의 회지를 두고는 사후에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두고보者는 오랜만에 디카를 들고 행사장에 간김에 퍽퍽 눌러댔고 ... 사진과 함께 간략한 코멘트로 일별해본다.

요새 팬시와 코스프페의 비중이 증가했다지만 역시 ACA참가의 주된 목적은 회지판매. 참가 동인중에서 가장 빨리 완매한 동인은 zinno님의 'Cat & Fish'였다. 일반입장 1시간 만에 회지 매진. 둘째날도 역시 개장 2시간이 되기 전에 완매하는 괴력을 발휘. 걸개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미소녀 지향이지만 작가는 여성분이다.

B-10번 부스. 부스펑크를 낸 ''의 자리를 옆의 서클이 잠시 빌려쓰고 있다. 결은 ACA 행사가 22회를 이어오도록 한 차례도 펑크를 낸 적이 없었기에 부스 신청을 하고도 회지를 내지 못한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발을 돌려야 했다.

결 뿐 아니라 이번 ACA에선 전통있는 창작서클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불참했다. 창작동인지를 염두에 두고 찾아온 사람들은 적잖이 실망했을 듯. 해오름(이들의 일곱 번째 회지는 다음 ACA때나 볼 수 있을까), Zero(57번째 회지를 가지고 작년 19회 코믹월드에 참가한 바 있다), Art, 쇼크, 다이모니온 ... etc 물론 이것은 ACA가 격월로 개최되게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못나가도 3월에 나가면 되니까.

창작회지 중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회지들이라면 연 3회 발간의 열성으로 무장한 CAF 31호, 언더적인 화풍에 화려한 풀컬러의 피그말리온, 조금 의외라고 할 만큼 엽기적인 - 요새 유행하는 그 엽기 말고 - 내용을 보여준 클럽 나비 세 번째 회지, 첫 참가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완성도 있는 원고의 WeMM, 변함없이 만화 고유의 재미에 충실했던 Ozone 8호 등 ...

일부 만화팬들의 불만을 뒤로 한 채 팬시상품의 비중은 점점 증가하는 듯. 공식적으로 팬시only의 참가는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2-4쪽의 소식지만 배포하는 정도로 사실상 팬시only나 다름 없는 부스가 많았다. 불만을 뒤로 한다면 내용적인 면에서는 지난 코믹월드 리포트가 거짓말처럼 여겨질 만큼 해리포터 관련 상품이 크게 늘어났는데, 그중 'Day Dream'의 해리포터 팬시가 돋보였다. 웬간해서는 팬시를 사지 않지만, 워낙 마음에 들어서 한 세트를 사고 5m쯤 걸어 가다가 ... 아아 선물용으로 하나 더 사는 것이 좋을까. 싶어서 되돌아갔는데 그사이에 Hermione 팬시가 매진되는 바람에 포기(사진에 매진이라는 빨간 딱지가 보이는가?).

첫날 만들어 온 분량이 1시간만에 매진되어 둘째날은 두배이상 준비해 왔는데 역시 삽시간에 동이 났다고 하니 부러운 일 ... 이날 Day Dream에선 회원들이 모두 해리포터 코스프레를 하고 나와 입장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선선히 모델에 응해준 덕분에 사진 한 장 찰칵.

대형 컬러출력물을 이용한 걸개그림이 일반화 되면서 오히려 멋진 디스플레이가 드물어지는 느낌을 받는데, 그 와중에 눈에 띈 것은 실제 만화책으로 만화서가의 느낌을 재현한 IZAR의 부스였다. 이정도면 디스플레이상을 노려볼 만 하지 않은가.

자유의 검은 리본 회원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열성적으로 대여점의 폐해와 만화사보기 운동의 필요성을 홍보했다. 어쩌면 만화행사에선 항상 볼 수 있다는 '일상성'의 획득이 현재까지의 주요한 성과중 하나가 될지도. 이들의 순수한 열정이 어떤 방식으로든 열매맺기를 ...

팬시난무와 몇몇 전통있는 서클의 불참으로 허전한 느낌을 주었던 이번 ACA에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준 것은 님프클럽의 동인지를 둘러싼 사후 논란이었다. 중학생 자녀가 ACA에서 사온 회지를 들춰본 - 운이 나쁘다면 나쁘다고 할 수 도 있겠지만, 그것은 님프클럽의 4호 회지였다 - 모 학부모가 ACA 홈페이지에 항의문을 올렸고, 이에 관해 상당히 열띤 논쟁이 벌어지게 된 것. 이번 회지는, 작년 12월 30일의 61회 일본 코미케 참가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회지의 한글판이라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국내현실에 비춰볼 때 어떤 선을 넘는 것 이었던게 사실이고, 창작의 자유, 혹은 아마추어 동인문화의 특수성에 대한 옹호논리를 최대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중학생에게 그러한 내용의 상품이 아무런 제한 없이 팔리는 상황은, 장기적으로 ACA쪽에도 해당동호회 쪽에도 별로 반갑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 자명한 일.

다행히 이번 일은 여차저차 두리뭉실 넘어갔다고 하더라도 - 님프클럽에선 사과문을 올렸고, 학부모는 상당한 이해심을 가지고 받아들여주었으며, ACA에선 시의 적절하게 새로운 홈페이지를 개장하여 논쟁을 '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묻어둘수 있었다 - 이런 작은 사건이 제기하는 몇 가지 문제점들을 잊어 버리고 그냥 지나간다면 다음 행사때 호미로 막을 수 없는 더 큰 물의가 빚어지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

또 한 가지, 이제 더 이상 ACA가 단순히 '전국아마추어만화연합'의 약자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마추어의 순수성 고수 혹은 패러디난무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하는 것은 - 자본주의 생리상 - 무리라고 하더라도, 코믹월드와 경쟁하는 만화이벤트사의 셩격을 분명히 하고, 3,000원의 참가비를 낸 입장객들을 만족시키고자 한다면 좀 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 아닌가 싶다.

대구와 부산ACA를 예고 해놓고, 참가에 대한 전망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특별한 해명이나 대책없이 행사자체를 취소해 버린다거나, 팬시only금지, 번역/수입동인지 판매 불허 등의 스스로 세운 운영상의 기본원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 다거나, 참가자용 버튼, 카탈로그가 일찌감치 동나 버리는 일이 매 행사때마다 반복된다면, 수요자인 만화팬들은 냉정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 두고보者 -


 ▶ 기사:  halim
 ▶ 조회: 3958 | 등록: 2002/01/30  
다이모니온은 불참이 아니라 저번호가 마지막호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분간 활동을 하지 않으실것같던데요.. 저도 이번에 결회지를 비롯한 오래된 창작분들의 회지를 구입하지 못해서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도 꽤 괜찮은 회지를 몇권 구입했는데요.. 1호부터 계속 사오던 클럽나비 3호는 여전히 만족스러웠구요.(팬시는 캘린더랑 엽서였던것같은데, 색감도 예쁘고 괜찮아서 둘다 사버렸습니다.) 지중해라는 새로운 동호회 회지도 나왔는데, 이것도 꽤나 맘에 들었습니다. (그림이 특색있고 예쁘더군요.) 소연 2002/01/30
지중해, 심혜진씨던가...어느 작가분의 어시로 활동하고 있는 두 분이 모여 만든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고의 선이 괜찮다고 여러분들이 좋게 보시더군요6. ^^* 무희 2002/02/01
mJuDIjBhAiMTheUsCm vztxudkbpz 201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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