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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과 경직성을 산산조각내라!
오래전 무척이나 좋아했던 만화였던 '유유백서'에서는 <검은 서막>이라는 극비문서가 등장한다. 비디오 형식으로 지금까지 인류가 범해왔던 극악무도한 행위를 담아내고 있는 이 문서는 주인공(진진 혹은 유스케)에 대항하고 인류를 말살하려는 적들의 존재를 정당화시키는 구실을 한다. 예컨대 그들은 인류말살의 정당성을 구태의연한 정복욕이나 절대악의 실현이라는 목표에서 찾기보다는, 인간의 반인륜적인 행위에 대한 증오의 감정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이러한 근거는 그러나 현재의 우리가 안고 있는 모순의 일부분이며, 경직된 사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커다란 재앙을 줄 것인지에 대한 반증이다.

이러한 관점의 모순은 그 반대편에서도 커다란 오류를 범하게 된다. 요컨대 지나친 휴머니즘이 가져다주는 낙관주의가 그것이다. 일례로 '마스터 키튼'은 가장 대표적인 휴머니즘작품의 하나이다. 주인공(키튼)은 세계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각 지역이 안고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결국 알게 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은 아름다운 존재' 라는 것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그 외의 세계가 안고 있는 모순은 여기서는 단지 흥미를 북돋아 주기위한 양념으로서만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관점은 전세계 사람들이 바라 마지않는 꿈이면서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단지 꿈으로서의 가치밖에 되지 않는다.
지나친 휴머니즘은 낙관주의로 귀결된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이 범한 수많은 악행과 범죄를 단지 한번의 실수로 치부해 버린다. 먼 옛날 무고한 사람을 사형에 처하고 그 모습을 웃으면서 지켜보는 인간, 질투와 복수에 눈이 멀어 상대방의 사지를 잘라 사자굴에 넣어버리는 인간, 홀로코스트, 난징대학살, 관동대학살, 그리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도 자신의 이익이나 하잘것 없는 신념을 위해 거리낌없이 인간을 죽일 수 있는 인간이 분명히 존재한다. 치떨리고 역겨운 사실일지도 모르나 그것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것을 외면한 채 즐겁고 아름다운 일들만이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제가 좋아하는 음식만 골라 먹는 편식주의자나 다를 바 없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악행과 범죄만을 보고 그것이 인간의 전체라고 믿는 것도 부분적인 것으로 전체를 파악하는 오류가 되기 십상이다. 인간이 선하다는 명제의 증명을 위해서는 그 밑바탕에 있는 악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나의 관점에만 경도되어 그것을 신봉, 마침내는 또다른 비극을 불러들인 역사의 교훈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모든것은 그 무게중심이 어디에 기울었느냐의 차이일 뿐 결국은 중도에서 시작한다. 여러 관점을 우리 안에서 수용하고 그것이 점차 자리잡아갈 때 훌륭한 사상도 나오고 가치도 나오는 것이다.
Comment : 1,  Vote : 350,  Read : 5995,  IP : 211.249.216.19
2004/04/03 Sat 23:24:31 → 2004/04/03 Sat 23:27:42
aodsi 

논술 같은 형식이군요^^..; 잘읽었습니다

200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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