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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영업중/이시영/2005/대원
 Naiv    | 2006·05·31 06:50 | HIT : 651
-길게 읽기 싫으신 분을 위해
이시영은 지금 지구에서 영업중 ★★★☆

-왜 이 작가를 이제야 알았을까?
순정만화에서 더이상 눈에 띄는 작가가 없다고 생각했던 03년부터 05년까지, 윙크를 습관성으로 구독했고 이슈는 쳐다본 적도 없었다. 눈이 까다로워지면 볼 것이 없어지나니. 잡지의 분위기만 보고 아예 상대도 하지 않은 탓. 그래서 나는 이시영을 몰랐다. 그러나 아무생각 없이 그림이 특이하다 싶어 집어든 만화, <지구에서 영업중>은 나의 06년 상반기를 바꿨다. 절판된 도서들까지 죄다 사모으게 만들 정도였으니. 여담이지만 모은 도서 중 <새빨간 거짓말>에 수록된 <공상과학전기>는 정말이지 백미.

-린, 진, 타오의 이야기.
진의 쌍둥이 형이자 오리지널을 봉인한 린,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진 그리고 린을 좋아하는 어쩌면 순진하고 바보같은 단순빵 타오. 린은 정말 외계인일까? 그 말도 안되는 능력들은 돈의 힘일까? 타오의 정체는 대체 뭘까? 진의 주변에서 상주하는 수상한 두 남자, 그리고 그들이 영업하는 회사 Man to Man. 어느 새 현실은 환상으로, 환상은 현실로 바뀌어 있다. 그건 조금은 따뜻하고 재미난, 깨기 싫은 꿈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진실은? '세상사 생각하기 나름아냐?'

-그래서, 지구에서 영업 중?
어쩌면 평범한 시작, 허를 찌르는 주인공들에 비해 중간중간 에피소드는 따뜻하긴 해도 튀지는 않고, 후반부 에피소드는 약간 처지는 기분도 든다. 의뢰인들의 절반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점도 그런 부분에 일조하는데, <feel so good>에서부터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시영의 엔터테인먼트 세계는 <지구에서 영업중>에서 완전체로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이다.  모든 것의 시작과 린의 정체에 대해 끊임없이 단서를 던져 주지만, 모든 게 설명되어야 할 10권의 에피소드에서 약간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배어나는 웃음과, 생동감 있는 주인공들의 성격, 막강한 개그컷,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며 유쾌하게 짓는 마무리는 정말이지 깔끔하다.

작가는 끊임없이 '진실'과 '시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주로 10대 여학생들이 타겟인 이슈에서는 조금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지만, 본질이 개인의 시선에 따라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떤지에 대해 아주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균형을 잃지 않는 개그센스와 시선을 끄는 연출은 별 하나를 더할 만 하다.

어쩌면, 지구에서 영업중인 사람은 진과 타오가 아니라 이시영인 듯.


-사족
사족이지만 이시영이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법 중에 '가감없이 뒤통수치기'가 있는데, 예를 들면 <공상과학전기>때와 같다. 독자가 작품의 마지막 장을 덮음과 동시에  '어, 뭐지?'하면서 작품을 다시 한번 보게 되는 방법이다. 인정사정없이 끊어버리는 결말 때문에 독자는 혼자서 작품을 해독할 방법을 찾게 되는데, 이게 나름대로 묘미인 듯도 싶고. <지구에서 영업중>은 <공상과학전기>보다는 친절하지만, 조금은 해독이 필요한 듯.

-사족 2
지금 이슈에 연재하는 '한눈에 반하다'에서도 '본질'과 '시각'에 대한 탐구는 계속되는 듯한데, 여주인공이 상당히 메이저계로 변한 기분이다. 지금까지는 이시영 작품에서 본 적 없는 눈과 얼굴이 땡글한, 아기같이 생긴 주인공. 하지만 어떻게 그려내도 이시영은 어딘지 '튄다'. 겉보기엔 번드르르한 메이저인 듯 하면서 사실은 뼛속까지 마이너인 기분이랄까. 얼굴은 아기라도 알 수 없는 요염함이 주인공의 얼굴에 흐르고 있었다 -.-

61.248.44.140
라라라
순정 만화의 유행 코드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짜깁기한 느낌.
(야오이풍 문어발 애정 관계 + 심각하다가 급격하게 돌변하는 코믹 모드 + 시각적 세련미)

설정 아이디어도 독특하고 화면 구성도 실험적인 듯 해요. 순정 만화의 장르 공식을 아주 효과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작가, 이시영. 작품의 내공이 상당히 높아서 순정 만화의 틀을 깼을 때 어떤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매우 궁금해요. 별 3개.

07·01·28 22:29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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