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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대화, 박연

황우석 파동은 정말 많은 걸 저에게 안겨줬습니다. '테라토마'라는 것 역시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이 전문용어가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공중파를 타고 흘러나오고, 일상에서 대화거리로 불쑥 튀어 나옵니다. 제가 제일 처음 테라토마를 얻어내기 위해 무균쥐에게 줄기세포를 주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떠오른 게 바로, 박연 작가의 '꿈의 대화'라는 단편입니다. 히스테리 3호(1997년 7월 발행)에는 박연 작가의 단편이 두 편 실렸습니다. 하나는 '지하철에서'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꿈의 대화'입니다.

암세포 억제물질의 효과에 대한 임상 실험을 위해 온갖 암세포를 주입당한 '오릴리 7'호라는 햄스터와 담당 연구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아마도 연구자의 생명에 대한 양심이 불러일으켰을 법한, 짧지만, 그 울림의 여운은 묵직한 대화가 이 작품의 전부입니다. 분량도 총 6페이지로 매우 짧습니다.

아마도 인간의 숙명일 겁니다. 유기체인 한은 병에 걸려야만 하고, 이 병을 해결해 아프지 않도록 약을 만들고, 다시 이 약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다른 생명체에게 강제로 병에 걸리게 해놓고는 약을 투여해 볼 겁니다. 그 뿐인가요. 우리의 세포는 광합성을 할 수 없기에 에너지원을 식물과 동물과 같은 생명체로부터 빼앗아야만 합니다.(아마도 광합성을 통해 자급자족 할 수 있었다면 지성이 발전할 가능성은 애시당초 없었겠죠. 그러고보니 지성이란 것은 결국 보다 더 효과적인 착취를 위해 발전해온 것이라 봐도 무방할지도 모릅니다.)

언젠간 이런 것도 모두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아, 그럼 그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실험쥐 객체가 겪게 될 고통에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날은 아직 멀었겠죠. 여하튼 생명체 갖고서 사기를 친 황우석, 뭡니까 이게. 황우석 나빠요.

뭐, 어쨌든 히스테리 실린 두 단편으로 저는 박연이라는 작가를 알게 됐습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자칭, 순정공포 매거진 '아디'에 실린 박연씨의 작품도 있었습니다만, 그 때 당시만 해도 작가 위주로 작품을 보던 때가 아니라 같은 작가라는 건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발바닥 만한 이야기, U.F.O, AND 같은 작품들 간에 보이는 갭도 그렇긴 하죠. 심지어 이번에 허브에서는 들꽃이야기까지. 이 정도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만화가도 드물겁니다. 들꽃이야기 같은 류의 작품이 작가에게 제일 잘 맞는 것 같아 보입니다.

아, 또 내일이면 귀영이로군요. 남은 복무일수는 159일. 쫌만 더 버티면 될 것 같습니다.

2006/01/13

으음... 이런
전 아엠엑스님이 전역하신 줄 알았슴당

iamX 2006/02/17

후훗 오늘로써 남은 건 120일입니다. =) 왼손은 그저 거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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